The Beginning
See the dying sunset. Far away on the horizon, the dimly round sun in the orange fog is shaving itself away little by little. Many things in life are born with vitality, and at some point disappear. It is an immutable truth, and no life can escape it.
Last summer, I had somewhat closed a number of questions, especially about myself. From a few years ago, I started asking myself questions that I had never thought of before in my life, and no matter how hard I tried to forget them, those questions were chasing me relentlessly. And when at last one question remained, I couldn't run away from it. Because this question, once created, never goes away. And the question was not mine. It was a question given to some of the select people by God. Not all of the countless people who have passed this Earth have been asked that question. Among them, it was divided into those who had the answer to this question and those who did not. This was both a blessing and a curse. Why do I exist in this world? For some reason, I felt like I could find the answer to this question through you.
It was late afternoon as the sun was setting. Around your shoulders in a navy blue knit, an orange light gently settled down. Instead of the bright strong sun, the air was full of soft sunlight, leaving only a warm breeze. Instead of bluish green, the leaves on the street shimmered with white and a faint red spreading in the light 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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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가는 노을을 본다. 저 수평선 멀리, 주황빛 안개속에 어슴푸레한 동그란 해가 제 몸을 깎으며 조금씩 꺼져 간다. 삶의 많은 것들은 생명력을 갖고 태어나, 어느 순간 소멸하고 만다. 그건 불변의 진리이며, 어떠한 생명도 피해갈 수 없다.
나는 지난 여름에 특히 나 스스로에 대한 많은 질문들을 어느 정도 마무리 했었다. 몇 해 전부터, 살면서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질문들을 나 스스로에게 던지기 시작 했었고, 그 질문들은 아무리 잊으려 해도 끊임없이 나를 쫓아다녔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의 질문이 남았을 때, 나는 그 질문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 질문은 한번 생성된 이상 절대 사라지지 않는거였으니까. 그리고 그 질문은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이는 선택받은 몇몇 사람들이 신에게 부여받은 질문이었다. 이 땅을 스쳐지나간 수 많은 사람들 모두가 그 질문을 부여받진 못했다. 그 중에서도 이 질문에 대답을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었는데, 이건 축복이자 저주였다. 나는 이 세상에 왜 존재하는가? 나는 왠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널 통해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늦은 오후였다. 남색 니트를 입은 네 어깨 즈음 주황빛이 살포시 내려앉고, 공기 중에는 쨍한 해 대신 따스한 산들바람만 남은 부드러운 햇빛으로 가득했다. 거리의 잎들에는 푸른 초록빛 대신, 흰색과 옅은 안개 속에 퍼진 은은한 붉음이 반짝이고 있었다.